티스토리 뷰
목차
베란다에 나갔다가 코를 찌르는 냄새에 문을 닫은 적 있으신가요?
그럴 때 흔히 '하수구가 썩었나 보다' 하고 락스부터 붓게 되는데,
사실 원인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흔히 하는 오해 세 가지를 하나씩 바로잡으면서 진짜 원인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방법은 어렵지 않으니 편하게 읽어 주세요.
▶ "냄새가 나는 건 배관이 썩어서"라는 오해

배수구 냄새를 두고 배관이 낡았거나 썩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배관 자체보다 그 안에 고여 있어야 할 물이 사라진 경우가 훨씬 흔합니다.
바닥 배수구 밑에는 'ㄷ'자나 'U'자로 꺾인 구조가 있고,
그 안에 물이 항상 고여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물이 아래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막는 마개 역할을 합니다.
이름은 트랩이라고 부르는데, 이 물이 마르면 막이 사라져 냄새가 그대로 올라옵니다.
베란다 배수구는 특히 이렇게 마르기 쉬운 곳입니다.
평소에 물을 거의 쓰지 않아서 시간이 지나면 증발합니다.
여름에는 햇볕에, 겨울에는 난방과 건조한 공기 때문에 더 빨리 마릅니다.
그래서 한동안 집을 비우고 돌아왔을 때 갑자기 냄새가 나는 일이 생깁니다.
이때는 배관이 새로 썩은 게 아니라 마개 역할을 하던 물이 없어진 것입니다.
먼저 배수구에 물을 넉넉히 부어 보시는 것만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배수구 안쪽을 손전등으로 비춰 물이 반짝이는지 보세요.
물이 보이면 트랩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닥이 말라 있다면 물이 증발한 것이니 채워 주면 됩니다.
이 차이만 알아도 불필요하게 약품을 사거나 공사를 알아보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ㅡ> 최근 어느 아파트, 오랜만에 베란다 청소하려다 냄새가 심하다는 연락. 트랩에 물이 없었고 물을 채운 뒤 사라짐, 5 분 소요
▶ "락스를 많이 부으면 된다"는 오해와 실제 점검 순서

냄새가 나면 락스나 강한 세제를 부으려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락스는 냄새를 잠시 덮을 뿐이고, 원인이 물 부족이면 소용이 없습니다.
게다가 다른 세제와 섞이면 위험한 가스가 나올 수 있어서 함께 쓰면 안 됩니다.
특히 산성 세제와 락스를 같은 곳에 붓는 것은 절대 피하세요.
환기가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는 숨쉬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쓰더라도 한 가지만, 정해진 양을 지켜 쓰고 창문을 열어 두세요.
그 대신 점검 순서를 알아 두면 좋습니다.
먼저 배수구 뚜껑을 열고 안쪽에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쌓여 있는지 봅니다.
장갑을 끼고 손이 닿는 범위의 이물질만 걷어내고 깨끗한 물로 흘려 주세요.
다음에는 세탁기 배수 호스와 배수구가 연결된 부분을 살펴봅니다.
호스 끝이 배수구에 헐겁게 꽂혀 있으면 틈으로 냄새가 새어 올라옵니다.
틈을 막아 주는 마개나 고무 밴드로 감싸 주면 냄새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집이 있습니다.
배수구 뚜껑이나 거름망을 일주일에 한 번쯤 씻어 주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거름망에 걸린 찌꺼기가 썩으면서 나는 냄새는 물을 채워도 남기 때문입니다.
물을 부은 뒤에도 하루 이틀 안에 냄새가 다시 올라온다면 다른 곳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같은 층 다른 배수구와 비교해 보거나,
어느 시간대에 냄새가 심한지 메모해 두면 단서가 됩니다.
시간대 기록은 점검할 때 큰 도움이 되니 꼭 남겨 두세요.
물을 채운 뒤에는 냄새가 줄었는지 한 시간 뒤와 반나절 뒤에 각각 확인해 보세요.
그 사이에 줄어든다면 트랩 문제였던 것이고, 그대로라면 다른 원인입니다.
▶ "비 올 때 물이 올라오는 건 내 집 탓"이라는 오해

비가 많이 올 때 베란다 배수구에서 물이 올라오거나 흘러넘치면 많은 분이 내 집이 막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건물 공용 배수관이나 외부 배수 쪽 영향일 때가 있습니다.
내 집 안쪽의 막힘과 구분해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평소 맑은 날 물을 부었을 때 잘 내려간다면 집 안쪽은 비교적 괜찮은 것입니다.
비 올 때만 올라온다면 외부 요인이 크니, 관리사무소에 먼저 알려 주세요.
특히 여러 세대에서 같은 증상이 있다면 공용 부분의 점검이 필요합니다.
공용 배관은 개인이 직접 손대는 곳이 아니므로, 관리 측에서 확인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웃과 함께 기록을 공유하면 훨씬 빨리 해결됩니다.
겨울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북쪽 베란다 배수구는 한파에 물이 얼어 막히거나 배수가 안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얼었다고 해서 끓는 물을 급하게 붓는 것은 배관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미지근한 물로 천천히 녹이세요.
이럴 때는 점검을 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물을 부어도 계속 내려가지 않거나, 하수 냄새와 함께 바닥 물이 계속 올라오거나,
배수구 주변 벽이 젖어 있다면 안쪽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건 눈에 보이는 범위를 넘어서서 장비를 써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습관 하나만 남겨 두면 좋습니다.
오래 집을 비우기 전이나 잘 쓰지 않는 배수구는 한 달에 한 번쯤 물을 한 바가지 부어
두세요.
간단하지만 냄새를 가장 확실히 막아 주는 방법입니다.
겨울에는 배수구 주변을 수건으로 살짝 덮어 두는 방법도 있지만,
완전히 막아 버리면 물이 빠지지 않으니 틈은 남겨 두세요.
냄새 때문에 베란다 문을 오래 열어 두면 집 안으로 냄새가 퍼지기도 합니다.
점검하는 동안에는 방 쪽 문을 닫고 환풍을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은 약품을 쓰는 동안 가까이 가지 않게 해 주세요.
작업이 끝난 뒤에는 바닥에 남은 물기도 닦아 두시면 미끄러짐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냄새는 배관이 썩은 게 아니라 물이 말라서일 때가 많고, 락스는 답이 아니며,
비 올 때 역류는 공용 쪽도 같이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