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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가 끝났는데 문이 안 열리고, 통 안에 물이 그대로 고여 있다면 당황스럽습니다.
이럴 때 서둘러 문을 억지로 열거나 코드를 만지기 전에,
해야 할 순서를 먼저 알아 두면 훨씬 안전합니다.
오늘은 순서대로 따라 할 수 있게 단계로 나눠 적었습니다.
한 단계씩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 주세요.
▶ 1단계, 전원을 뽑고 물이 흐를 길부터 만들어 두기

가장 먼저 할 일은 전원 플러그를 뽑는 것입니다.
물이 있는 기계를 만지는 일이라 감전을 막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수도 밸브도 함께 잠가 두면 중간에 물이 더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바닥에 넓은 수건과 얕은 대야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정리 없이 시작하면 방 안으로 물이 번져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통 안의 물이 많다면 빨래를 그대로 두고 아래쪽에서 물을 빼는 쪽이 편합니다.
문이 잠겨서 열리지 않는 것은 고장이 아니라 안전장치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이 차 있는 동안에는 일부러 잠기도록 만든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물이 빠지고 나면 보통 잠금이 풀리니, 그때까지 억지로 당기지 마세요.
드럼 세탁기는 앞쪽 아래에 작은 덮개가 있는 모델이 많습니다.
덮개 안쪽에 배수 필터와 가는 비상배수 호스가 숨어 있는 구조입니다.
통돌이 세탁기는 모델마다 위치가 달라서 설명서를 먼저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작업 전에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세탁물이 한쪽으로 심하게 쏠려 있거나 너무 많이 들어 있으면 배수가 늦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물을 빼고 빨래를 꺼내 고르게 펼친 뒤 다시 돌려 보세요.
처음부터 이물질이 원인이 아니었던 경우도 꽤 있습니다.
젖은 빨래는 무거우니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굽혀서 드세요.
지난주 어느 빌라, 세탁 후 물이 고여 있다는 연락. 배수 필터에 동전과 머리핀이 걸려 있던 것을 빼서 해결, 몇 분 소요)
▶ 2단계, 필터와 호스를 열어서 막힌 곳 찾기

덮개를 열고 비상배수 호스의 마개를 빼면 대야로 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쏟지 말고 호스 끝을 대야 위에서 천천히 풀어 주세요.
대야가 가득 차면 마개를 다시 막고, 물을 버린 뒤 이어서 빼면 됩니다.
물이 다 빠지면 필터를 천천히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서 뺍니다.
처음에는 뻑뻑할 수 있지만 너무 세게 돌리다 부러지는 경우가 있어서 천천히 힘을 주세요.
나오는 필터에 실밥, 머리카락, 동전, 단추,
휴지 뭉치가 붙어 있다면 그게 원인일 확률이 높습니다.
필터는 흐르는 물에 솔로 닦아 주고, 구멍이 막히지 않았는지 불빛에 비춰 보세요.
다시 끼울 때는 끝까지 돌려서 꽉 채워야 합니다.
조금 헐겁게 끼우면 다음 세탁 때 그 틈으로 물이 샐 수 있습니다.
필터까지 깨끗한데 안 빠진다면 호스를 보세요.
세탁기 뒤쪽에서 배수구로 가는 호스가 꺾여 있거나 눌려 있으면 물이 못 지나갑니다.
세탁기를 벽에 바짝 붙여 놓으면 호스가 접히는 일이 흔합니다.
호스를 따라가다 보면 끝부분이 배수구 안으로 깊게 꽂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너무 깊이 넣으면 물이 거꾸로 빨려 들어오거나 배수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적당한 깊이까지만 걸쳐 두고, 빠지지 않게 고정해 주면 됩니다.
배수구 자체에 이물질이 쌓인 경우도 있어서,
벽 쪽 배수구 뚜껑을 열어 막힘이 없는지 보세요.
머리카락과 세제 찌꺼기가 엉겨 있는 일이 많습니다.
이때 장갑을 끼고 손으로 걷어낼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안쪽으로 억지로 밀어 넣지는 마세요.
▶ 3단계, 청소했는데도 또 고인다면 이렇게 판단하세요

필터와 호스, 배수구까지 깨끗한데도 물이 고인다면 이제 기계 안쪽을 봐야 합니다.
배수 펌프가 고장 났거나, 안쪽 배수관이 막혔거나, 제어 쪽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분해가 필요해서 집에서 건드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판단하는 신호는 몇 가지입니다.
배수 시작 때 '웅' 하는 소리가 전혀 나지 않거나,
반대로 갈리는 듯 요란한 소리가 나면 펌프 쪽을 의심합니다.
에러 표시가 계속 같은 모양으로 뜨는 것도 중요한 단서이니 사진으로 남겨 두세요.
에러 표시의 뜻은 제조사와 모델마다 다르므로 단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설명서나 제조사 안내에서 같은 표시를 찾아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사진과 함께 알려 주시면 점검이 훨씬 빨라집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지체하지 마세요.
전원을 껐는데도 본체가 따뜻하거나, 타는 냄새가 나거나,
바닥에서 물이 계속 새어 나온다면 바로 사용을 멈추세요.
누수와 전기가 만나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세탁기는 수리비와 새 제품 값을 견주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수리 가능 여부와 비용은 모델과 상태에 따라 달라서 현장에서 확인한 뒤 안내됩니다.
이 부분은 미리 단정하지 않고, 확인 후에 함께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습관도 있습니다.
빨래 전에 주머니를 비우고 작은 옷은 세탁망에 넣으면 동전이나 작은 물건이 필터로 들어가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필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어 보면 막히기 전에 알아챌 수 있습니다.
세제를 너무 많이 쓰면 거품이 배수를 방해하기도 하니 정해진 양만 사용해 주세요.
세탁기 주변이 좁아서 점검하기 어렵다면 사진을 먼저 찍어 두세요.
설치 상태와 호스 연결 모양만 봐도 원인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급하게 서두르면 오히려 호스가 빠지거나 물이 번질 수 있으니,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차분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