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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마치고 환풍기를 켰는데
'웅웅' 하고 울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면 한 번쯤 교체를 떠올리게 됩니다.
욕실 천장을 열고 나면 비용과 먼지를 생각해서
미루게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환풍기 문제로 알려진 이야기 중에는
사실과 조금 다른 것이 섞여 있습니다.
오늘은 흔한 오해 두 가지를 바로잡아 보겠습니다.
▶ 오해 하나, 소리가 나면 모터가 고장 난 것이다

환풍기에서 나는 소리의 상당수는
모터 소리가 아니라 날개와 커버에서 납니다.
오래 쓰면 날개에 먼지와 습기가 섞인 때가 붙습니다.
이 때가 한쪽에만 두껍게 붙으면 무게가 쏠려서
돌 때 흔들리고 소리가 커집니다.
먼지는 날개 한쪽 면에 더 많이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갑자기 커졌다기보다
조금씩 거칠어지는 식으로 변합니다.
확인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환풍기 전원을 끄세요.
스위치만 내려도 되지만 안심이 안 되면 차단기를 내리는 것이 확실합니다.
커버는 대부분 가장자리를 양쪽으로 눌러 당기면 빠집니다.
나사로 고정된 제품도 있으니 무리해서 당기지 마세요.
커버를 빼고 안쪽 날개를 눈으로 봅니다.
검게 때가 붙어 있다면 마른 천이나 칫솔로 닦아 줍니다.
물을 많이 쓰면 안쪽으로 흘러 들어가므로
적신 천을 꽉 짠 뒤 닦는 정도로만 하세요.
닦은 뒤에는 커버를 끼우고 전원을 켜 보세요.
한결 조용해지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커버가 헐겁게 끼워져서 떨리는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이런 소리는 커버를 다시 끼우거나 가장자리 부분을 눌러
고정하는 것만으로 잦아들기도 합니다.
주엽동에서 30분도 않걸린것 같아
▶ 오해 둘, 바람이 약하면 환풍기가 낡은 것이다

소리는 괜찮은데 습기가 잘 안 빠진다는 분도 많습니다.
이때도 환풍기가 늙었다고 보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휴지 시험입니다.
환풍기를 켠 상태에서 휴지 한 장을 커버 가까이 가져가 보세요.
휴지가 커버에 달라붙으면 공기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달라붙지 않고 흔들리기만 한다면
빨아들이는 힘이 약하거나 막혀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는 문 아래 틈입니다.
환풍기가 공기를 빼내려면
빠져나간 만큼의 공기가 어딘가로 들어와야 합니다.
욕실 문 아래에 틈이 없거나 문이 꽉 닫혀 있으면
환풍기가 아무리 돌아도 공기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문을 조금 열고 켜 보세요.
그때 휴지가 달라붙는다면 환풍기가 아니라
공기 들어올 길이 문제인 것입니다.
욕실 문에 환기 구멍이나 갤러리가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문틈을 문풍지로 막아 두었다면 환풍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덕트입니다.
환풍기 뒤쪽에는 바깥으로 나가는 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관이 눌리거나 먼지로 좁아지면 힘이 약해집니다.
관 안쪽은 집에서 열어 보기 어렵습니다.
무리하게 천장을 뜯지 말고 업체에 확인을 부탁하세요.
아파트라면 공동 배기구를 쓰는 곳도 있습니다.
옆집이 환풍기를 켰을 때 우리 집으로 냄새가 들어온다면
역류를 막는 부분을 점검해야 합니다.
환풍기 속 작은 날개가 바람이 거꾸로 올 때 닫히는 구조인데,
이 부분이 고장 나거나 걸려 있으면 역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 그래도 안 된다면 전기 쪽을 봐야 하는 경우입니다

청소해도 소리가 그대로이고 공기 길도 막히지 않았다면
이제 모터나 배선을 의심해야 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직접 열어 만지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욕실은 물기가 많은 공간이라
전기 문제가 생기면 위험이 커집니다.
작동 중에 '탁탁' 하는 소리가 나거나
전원을 켰다 끄는 순간 불꽃이 보였다면
바로 사용을 멈추세요.
타는 냄새가 나거나 커버 주변이 눈에 띄게 뜨거워지는 것도
교체나 점검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돌다가 멈췄다 돌았다를 반복한다면
모터 힘이 약해졌거나 전원 쪽이 불안정한 것일 수 있습니다.
환풍기가 아예 안 돌아갈 때는
스위치와 차단기부터 확인합니다.
스위치를 눌러도 반응이 없으면 스위치가 문제일 수도 있고,
환풍기 본체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 둘을 나누는 것은 전기 점검이 필요한 일입니다.
습기 때문에 스위치 속에 물이 들어갔다면
감전 위험이 있으므로 만지지 마시고
해당 회로의 차단기를 내려 두세요.
교체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 환풍기와 같은 크기의 제품을 골라야 합니다.
천장 구멍 크기가 다르면 마감이 어긋납니다.
욕실 천장 높이나 구조에 따라 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어서
교체 전에 사진을 한 장 보내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오래 조용하게 쓰려면 습관을 바꿔 보세요.
샤워가 끝난 뒤 바로 끄지 말고
습기가 어느 정도 빠질 때까지 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습기가 빠지지 않으면 날개와 모터 주변에
물때와 곰팡이가 더 빨리 쌓입니다.
날개 청소는 몇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때가 두껍게 쌓이기 전에 닦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청소할 때는 커버를 빼기 전에
바닥에 수건이나 신문지를 깔아 두세요.
먼지가 한꺼번에 떨어져 욕실이 지저분해지는 걸 막아 줍니다.
이 글에서 말한 청소와 휴지 시험까지가
안전하게 직접 해 볼 수 있는 범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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